[cine choice] 에피파니아 Epifanía

2016-10-14

글 곽민해 객원기자

에피파니아

에피파니아 Epifanía
오스카 루이즈 나비아, 아나 에보른 | 콜롬비아, 스웨덴, 덴마크
2016년 | 72분 | 월드 시네마
OCT 14 L8 19:00

닮은 듯 다른, 세 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시작은 스위스의 어느 섬이다. 여기에는 막 어머니의 임종을 맞은 딸이 있다. 아직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녀는 꿈에서 어머니를 만나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어머니는 그녀에게 “자신은 명상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아프지 않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행복했던 꿈은 곧 끝나버리고, 그녀는 홀로 남아 숨죽여 운다. 카메라는 뒤이어 명상 치료에 참여한 콜롬비아의 중년 여성을 비춘다. 치료를 마친 그녀가 향하는 곳은 누군가의 무덤 앞. “신만이 삶과 죽음을 결정할 것”이란 애도의 말에서 그녀가 조금씩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무대는 둘째 아이의 탄생을 앞둔 캐나다의 한 가정이다. 아이는 온 가족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고, <에피파니아>는 두 번의 이별을 지나 새 생명의 시작을 긍정하는 이야기로 변모한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펼쳐지는 세 편의 이야기는 ‘아픔 뒤에 성숙이 오고, 이별 뒤에 만남이 온다’는 한편의 치유 드라마로 읽힌다. 특히 세 이야기에서 각기 다른 어머니로 분한 배우 세실리아 나비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그녀는 과장되지 않은 표정으로 하나의 얼굴에 이별의 아픔과 만남의 기쁨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About the Author



Back to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