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 choice] 물을 데우는 뜨거운 사랑 Her Love Boils Bathwater

2016-10-14

글 이호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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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데우는 뜨거운 사랑 Her Love Boils Bathwater
나카노 료타 | 일본 | 2016년 | 125분 | 아시아 영화의 창
OCT 14 B1 13:30

<물을 데우는 뜨거운 사랑>은 애틋한 가족드라마이자 여성 영화의 자장 속에 있는 작품이다. 후타바는 목욕탕 운영을 그만둔 채 갑자기 사라져버린 남편의 몫까지 떠맡아 생계유지와 딸의 양육을 병행하는 슈퍼맘이다. 그러던 어느날 청천벽력처럼 찾아온 말기암 소식에 그녀는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기로 결정한다. 얼핏 죽음 혹은 가족과의 이별이라는 익숙한 소재의 최루성신파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신파에 호소하는 대신, 도리어 활기와 용기를 말하는데 집중한다. 후타바의 삶의 모토 또한 마찬가지다. 그녀는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해낸다. 후타바의 두 딸은 엄마가 남긴 정신적 유산을 오롯이 전수받고, 무력하게 그려지는 주변 남자들은 그녀의 도움으로 비로소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 안착한다. 후타바는 말하자면 구제불능의 남자들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산파’인 셈이다. 이 영화가 여성 캐릭터를 수동적이고 연약하게 다루는 스테레오 타입의 영화들과 궤를 달리하는 지점이다. 장작이 스스로를 불태워 탕의 물을 데우듯, 자신을 희생하여 남겨진 이들의 앞날을 도모하는 후타바의 모습은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기에 충분하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종이 달>에서 심도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미야자와 리에가 후타바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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