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 choice] 소음들 The Noises

2016-10-14

글 이주현

소음들_The Noises_ST4

소음들 The Noises
민제홍 | 한국 | 2015년 | 76분 | 한국영화의 오늘_비전
OCT 14 M1 19:00 OCT 14 M2 19:00

방 천장에 매달린 밧줄. 그 밧줄에 목을 거는 남자 준호. 준호는 자살 준비를 마쳤지만 주변 환경이 그의 자살을 방해한다. 우선 해외여행으로 집을 비운 부모님에게서 안부 전화가 걸려온다. “그냥 집에 있어요.” “네, 저도 사랑해요.” 죽음을 결심한 준호의 대답엔 미안함보다 귀찮음이 앞서 있다. 전화를 끊으면 이번엔 요란하게 초인종이 울린다. 문을 열면 자신을 스칼렛이라고 소개하는 여자가 서 있다. 전날 밤 술 먹고 부른 콜걸이다. 빨리 ‘업무’를 마치고 싶은 스칼렛에게 준호는 “그냥 앉아서 얘기나 좀 하자”고 조른다. 급기야 돈을 지불할 테니 3일 동안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한다. <소음들>은 진지한 상황들이 연속되지만 끝내 진지해지길 거부하는 코믹 영화다. 나약하고 철없고 미성숙한 인물들, 그들의 가볍고 시시껄렁한 대화들이 흑백의 화면을 채우는 이 영화는 어쩐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초상화 같다. 준호가 스칼렛에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적자생존’의 뜻처럼,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생물이 되고 싶어 하지만 체념과 무기력이 몸에 밴 세대, 소통에 서툰 세대의 모습이 짧은 소동극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뮤직비디오 연출경력이 있는 민제홍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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