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새로운 20년을 여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2016-10-06

글 김성훈 · 사진 손홍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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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

개막을 하루 앞둔 10월5일,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휴대폰이 한시도 쉬지 않고 울렸다. 태풍 피해 상황을 보고 받으랴, 대책을 세우랴, 개막 초청 인사를 점검하랴, 언론 인터뷰를 소화하랴 두 사람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랐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운 개막식 초청 인사 리스트를 보니 두 사람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이었다.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해촉, 영화계의 부산영화제 보이콧 결정, 정관 개정 등 연달아 일어난 굵직한 사안 때문에 올해 영화제는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했지만, 그럼에도 영화제가 무사히 개막할 수 있는 건 두 사람의 노련한 리더십 덕분일 것이다. 개막식 하루 전날,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만나자마자 아침에 부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의 피해 상황부터 물었다.

 

-아침에 불어 닥친 태풍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겠다.

=강수연_아침에 건물이 흔들리는게 느껴져 그대로 건물 밖으로 뛰쳐나와서 영화제 걱정부터 했다.

 

-피해 상황은 어떤가.

=김동호_해운대 백사장에 설치했던 컨테이너가 모래에 밀려났다. 대비를 했지만 태풍이 워낙 셌다.

=강수연_태풍을 대비해 아주 최소한의 구조물만 설치했다. 해운대 해안도로에 포스터도 안 걸었는데 갑작스럽게 이렇게 큰 해가 날지 아무도 상상을 못했다. 백사장에 바닷물이 빠져야 다시 설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부산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에서스폰서 예산이 결정되지 않은 많다 말한 있다. 예산은 계획대로 확보됐나.

=강수연_올해 초, 전체 예산이 줄어들 거라는 예상을 했던 까닭에 줄어든 예산에 맞춰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에 비해 20~25%정도 줄었고, 이 상황에 맞게 부대행사를 축소하거나 없앴다.

 

- 어느 때보다 정부 지원이 절실했을 같다.

=김동호_칸 국제영화제는 전체 예산 2천만 유로(한화로 약249억원)에서 프랑스 정부내지는 프랑스영화정책기관(CNC)로부터 1천만유로를 지원받는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의 경우, 독일연방정부와 지방정부가 영화제 전체 예산2천4백만유로 중에서 800,900만 유로를 지원했다. 지난해 우리는 14 억 6천만원에서 8억6천만원으로 예산이 줄었고, 올해는 정부로부터 9억5천만원 정도 지원받았다. 정부예산이 너무 적은 까닭에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정부의 영화제 지원 정책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로부터 전체 예산 중에서 40~50%정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실현되기 힘들지라도 정부지원이 더욱 확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수연_부산은 경쟁력이 있으니 재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영화제가 재정 압박을 받아 영화제의 본질이 왜곡되는 건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제의 본질을 지키려면 수익사업을 할 수 없고, 그러다보니 스폰서에 의지하게 된다.

 

- 올해는 영화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같다.

=강수연_그런 상황에서 프로그래머들이 그 어느 해 보다 열심히 준비를 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관건은 한국영화 수급이었다. 영화계가 영화제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은 까닭에 한국영화 없이 치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한국영화 없는 부산영화제는 상상 할 수 없다. 이절대적인 위기감은 영화계도 영화제와 똑같이 느꼈던 것 같다. 결국 한국독립영화협회가 보이콧을 철회하면서 한달음에 수급할 수 있었다. 그건 기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김동호 한국영화도 그랬지만, 아시아 영화를 책임지고 있는 김지석 부위원장은 영화제 문제 때문에 칸과 베를린을 포함해 가야 할 영화제를 가지 못 했다. 국내에서 전화로만 연락해 작품을 수급했다. 지난 21년 동안 축적된 아시아 네트워크와 연대 의식 덕분에 새로운 감독이 만든 데뷔작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이 지난해보다 훨씬 많다. 허우샤오시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같은 거장들도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데도 일부러 와서 이창동 감독과 함께 대담에 참석한다. 아시아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를 지지하고 성원하는 연대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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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제에 참석한 김동호 이사장(오른쪽), 강수연 집행위원장(왼쪽)

 

-영화제를 보이콧한 영화계 단체들에게 신뢰감을 보여주는 사람의 과제이자 올해 영화제의 관건일  같은데.

=김동호_지금 이 순간도 물론이고, 개막식이 열리는 내일부터 영화제 기간 동안, 그리고 영화제가 끝난 뒤에도 한국 영화인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설득 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올해 영화제를 차질 없이 진행해 영화인들의 신망과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래야 내년에 더 많은 영화인들이 참여할것이 라고 생각한다.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는 영화 단체에 섭섭한 마음은 없나.

=김동호_부산영화제 사태에 대한 의견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단체별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투표해서 결정된 결과라 그들의 의사 결정은 존중한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생긴 영화제에 대한 오해 역시 어떻게 보면 우리의 설득이 부족해 생긴 결과라 할 수도 있다. 섭섭한 건 전혀 없다. 개선할 건 개선 하고 혁신할 건 혁신해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서로 존중하고, 영화제 보이콧 철회를 풀었으면 하는 바람만 있다.

 

-영화제를 보이콧하고 있는 영화인들과 단체는 서병수 시장의 사과와 이용관 전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을 요구하고 있는데,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김동호_부산시, 정부, ‘정치인 서병수’ 등 여러 사안과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서병수 시장이 쉽게 사과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저나 강수연 위원장이 영화제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서병수 시장 사과 문제는 일단 접고 넘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10월26일에 열리는 1심 선고 공판 결과에 따라 명예회복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재판이 계류 중이라 재판과 관련한 얘기를 하는 게 조심스럽고, 지금으로선 판결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강수연 위원장은 지난해 합류해 올해까지 힘든 시기를 이끌어오고 있다.

=강수연 아직도 여배우 같지 않나? (웃음) 지난해 ‘올해만 잘하면 내년에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했다가 올해 더 큰 상황을 겪었다. 어쨌거나 영화제 가 열린다, 안 열린다 여부를 두고 우리가 매달리는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지금, 공은 이미 관객에게 넘어갔다. 21 부산국제영화제는  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영화제가 되길 바라나.

=김동호_지난 1년 동안 온갖 진통과 격변을 겪었다. 이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새로운 20년을 여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강수연_영화제는 그냥 영화제다. 영화제의 본질은 영화 상영이다. 그 기조가 흔들리는 순간 영화제는 훼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았다. 앞으로도 힘든 일이야 있겠지만, 영화제는 오로지 영화제로서 관객에게 선택받고, 평가 받아야 한다.

 

-영화제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무엇인가.

=김동호_영화제가 끝나면 뒤처리를 해야지. 폐막식 다음날은 자원봉사 해단식과 스탭 해단식이 있다.

=강수연 _시민 평가도 받아야 하고, 정산해야 한다. 일이 안 끝난다. 바람이 있다면 한 일주일만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 (웃음)

=김동호_내년에는 로테르담과 베를린도 가야되고. 영화제 일은 시작도, 끝도 없다. 계속 해나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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