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놀라운 신예들이 몰려온다

2016-10-06

프로그래머 4인이 추천하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

5-1

<은판 위의 여인>

은판 위의 여인 Daguerrotype

갈라 프레젠테이션ㅣ 구로사와 기요시ㅣ 프랑스, 벨기에, 일본ㅣ130분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프랑스 배우와 스탭들과 함께 만든 판타지 스릴러 영화다. 파리에 사는 장은 사진작가 스테판의 조수로 고용된다. 괴팍한 스테판은 실물 크기의 은판으로 인물 초상을 찍는 19세기 촬영 방식인 ‘다게로 타입’을 고수한다. 그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모델인 딸 마리에게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해줄 것을 요구한다. 지친 마리는 아버지 곁을 떠나려하고 대신 자신을 이해해주는 장과 사랑에 빠진다. <은판 위의 여인>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호러물 중에서도 압도적이다. 특히 스테판의 저택은‘저주받은 집 (성, 城)’이라는 호러 장르의 유서 깊은 아이콘을 충실히 구현한다. 판타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문제삼으며 유령에 대한 믿음을 설득력 있게 전파해낸다.

 

아주 긴 변명 The Long Excuse

아시아영화의 창ㅣ니시카와 미와ㅣ일본ㅣ124분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감독 니시카와 미와의 수작이다. 유명 작가인 사치오는 사고로 아내 나츠코를 잃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같은 사고로 아내를 잃은 오미야를 만나게 된다. 오미야의 아내는 나츠코의 친구이기도 했다. 이유도 모른 채, 사치오는 오미야에게 두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제안한다.

 

순례길에서 생긴 일 Reward

아시아영화의 창ㅣ카말 타브리지ㅣ이란ㅣ98분

카말 타브리지의 2009년 작으로 자국에서 8년 만에 해금되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비교적 성공적인 관료인 사파는 정부에 세운 공을 인정받아 이슬람 최고의 성지 메카로 포상휴가를 떠난다. 상사와 함께 여행지 이곳저곳을 흥미 없이 둘러보던 사파에게 성지순례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게 된다. 새로운 시각으로 고대 전통 의식을 바라보는 작품이다.

 

 

아시아영화 – 김영우 프로그래머

 

분노 Rage

갈라 프레젠테이션ㅣ이상일ㅣ일본ㅣ142분

사랑이나 믿음이라는 감정은 모래 위에 지은 집이라 작은 의심에도 쉽사리 무너져 내린다. 일본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열연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압도적이다. 인간에게 ‘진실’이란 사실은‘흔들리기 쉬운 믿음’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영화로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을 이상일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다. 도쿄에서 잔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흐른 뒤, 치바의 어촌마을에서 아이코와 사귀는 타시로, 광고회사 사원인 유마와 사귀게 되는 나오토, 오키나와의 외딴 섬에서 홀로 지내는 다나카 등 세 그룹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타시로와 나오토, 다나카와 사귀거나 친한 관계가 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그들의 과거를 의심하고 도쿄의 살인사건과 연관 짓기 시작한다. 이 인간군상의 모습은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허약하며 인간이 실제로 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하는 것을 입증해 보인다.

 

자비의 여신 Honeygiver Among the Dogs

아시아영화의 창ㅣ데첸 로데르ㅣ부탄ㅣ132분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원하는 2016 ACF 후반작업지원펀드로 완성해 세계 최초로 소개되는 영화다. 부탄의 외진 지역에 사는 한 형사는 실종사건을 조 사하던 중, ‘악녀’라 불리는 매혹적이면서도 베일에 싸인 여성 용의자와 얽히게 된다. 정보를 위해 그녀를 이용하던 형사는 범죄와 마력의 심연에 점 점 깊이 빠져들다 결국 초자연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로 한다. 종사르 켄 체 린포체 감독 이후 부탄의 재능있는 감독의 출현이라 할 만하다. 과연 올 해의 발견이다.

 

#BKKY #BKKY

아시아영화의 창 ㅣ 논타왓 눔벤차폰ㅣ태국ㅣ75분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논타왓 감독이 인터뷰 형식을 차용해 태국 청춘들의 불안과 감성을 담아낸 필견의 작품이다. 영화는 가상의 인물 인 조조가 다양한 성정체성을 대표하는 태국의 십대 청소년 100명을 광범 위하게 인터뷰하며 전개된다. 방콕의 사회상에 대한 이들의 태도를 통해 진 정한 정체성을 발견해가는 여러가지 길을 제시해 보인다.

 

 

월드 시네마 – 박도신 프로그래머

5-2

<컨택트>

컨택트 Arrival

월드 시네마ㅣ드니 빌뇌브ㅣ미국ㅣ116분

드니 빌뇌브는 <그을린 사랑>, <프리너스>,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등 수준 높은 전작들로 대중들에게 믿고 보는 감독으로 인식되고 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신작 <컨택트>도 기대에 부응한다. 외계에서 온 비행물체들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지구에 도착하지만 왜 그들이 지구에 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혼란에 빠진 지구, 외계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언어학자인 루이스를 포함한 특별 팀이 구성되어 비행물체로 접근하게 되고 외계인들과 인류의 운명을 건 대회를 시작한다. 끝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로 올해 최고의 SF영화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차기작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 속편이라고하니 그의 승승장구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국가의 탄생 The Birth of a Nation

오픈 시네마ㅣ네이트 파커ㅣ미국ㅣ119분

19세기 노예로 태어나 흑인 해방운동을 펼쳤던 실존 인물 네트 터너의 이야기를 그린 <국가의 탄생>은 배우 출신 네이트 파커의 장편 데뷔작이다. 흑인 노예의 참상을 사실적이면서도 충격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었다.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헌신적인 연기로 내년도 아카데미상의 강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화제작이다. 그런 이유에선지 선댄스영화제 역사상 가장 높은 금액인 1,750만 달러로 폭스사와 배급 계약을 맺었다.

 

배드 걸 Bad Girl

플래시 포워드ㅣ핀 에드퀴스트ㅣ오스트레일리아ㅣ87분

플래쉬 포워드 관객상 후보작으로 이 섹션에서는 보기 드문 호주의 스릴러물이다. 차분한 가운데에서도 광기를 발산하는 클로이 역의 호주의 신예 사마라 위빙이 돋보인다. <위험한 정사>의 글렌 클로즈를 연상시키는 그녀의 소름 돋는 연기만으로도 이 작품은 주목 받을 만하다. 사마라 위빙은 휴고위빙의 조카인데 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정말 닮았다. 양부모를 둔 에이미는 반항기 많은 10대 소녀다. 이사간 동네에서 클로이라는 이웃 소녀를 만나게 되고 묘한 매력을 풍기는 클로이에게 빠져든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인생이 서서히 파괴될 즈음 클로이의 정체도 밝혀지기 시작한다.

 

월드 시네마 – 이수원 프로그래머

미모사 Mimosas

플래시 포워드ㅣ올리베르 락세ㅣ스페인, 프랑스, 모로코, 카타르ㅣ93분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수상작이다. 이 스페인영화는 수수께끼로 가득한 시공간과 인물을 중심으로 인간의 도리와 믿음을 문제 삼는 독창성 넘치는 작품이다. 죽음을 앞둔 아랍권 수장 셰이크가 가족이 있는 고향에 묻히기 위해 카라반과 함께 아틀라스산맥을 넘는 여정에 오른다. 하지만 도중에 그가 사망하자 일행 대부분이 산길이 두려워 여행을 포기한다. 오직 아흐메드와 사이드만이 그의 주검을 운반하기로 한다.

 

토니 에드만 Toni Erdmann

월드 시네마ㅣ마렌 아데ㅣ독일ㅣ162분

올해 최고의 코미디물. 노년의 빈프리트는 경력 쌓기에 바쁜 딸 이네스와의 사이가 다시 이어지기를 원한다. 평소의 모습을 벗어던진 그는 제2의 자아인 토니가 되는 인생 최대의 장난을 벌인다. 아주 별난 인생 코치 토니로 변한 빈프리트는 이네스의 삶에 끼어들고, 딸은 그들 부녀의 관계를 재평가 하게 된다. 부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삼은 이 영화는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올해칸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다. 배꼽 빠지도록 한참 웃다가 마지막에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5-3

<곰가죽>

곰가죽 The Bear Skin

플래시 포워드ㅣ마르코 세가토ㅣ이탈리아ㅣ92분

산골마을의 부자관계를 존 포드 식의 전통 서부극의 아이콘과 컨벤션을 사용해 담으려 한 시도가 돋보이는 이탈리아 신예감독의 장편 데뷔작. 실제 곰이 등장해 산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서부극이다. 피에트로와 도메니코 부자는 마을을 위협하는 곰을 사냥하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사냥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돼 거의 남과 같던 부자간의 거리는 숲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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