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 choice] 빛나는 Radiance

2017-10-13

글 곽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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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세 나오미 | 일본, 프랑스 | 2017년 | 101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 13 C6 13:00
OCT 16 C6 10:00
OCT 20 C5 11:00

정류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표정, 건널목을 지나는 아이들의 재잘거림. 혼잡한 아침거리를 묘사하는 미사코의 목소리가 스크린을 채운다. 미사코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영화에 음성 해설을 입히는 일을 한다. 소수의 시각장애인 관객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이 있던 날, 미사코는 나카모리라는 남자를 만난다. 그는 미사코의 해설이 지나치다고 평가한다. 미사코는 다음 시간에 많은 설명을 덜어낸 대본을 준비하지만, 이번에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다는 답변만이 돌아온다. 영화는 일상의 풍경을 언어로 재구성하는 미사코를 통해 영화를 ‘본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극중 어느 관객의 설명처럼, 장애를 가진 이에게도 영화는 그저 화면 앞에 앉아 있는 일 이상이어야 할 것이다. 너무 많은 설명은 상상력을 제어하고, 너무 적은 설명은 작품의 의미를 온전히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미사코가 특히 어려워하는 것은 보이거나 들을 수 없는 감정을 전달하는 법이다. 아내를 잃은 노인이 허공을 응시하는 영화의 결말부를 두고, 미사코는 넘치지도 덜하지도 않은 상실의 감정을 짐작해본다. 그리고 아버지가 죽은 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통해, 주목받는 사진 작가였으나 시력을 잃은 나카모리를 통해 소중한 존재와 이별한 이들의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상실과 치유, 성장에 관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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