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 choice] 신원불상 No Date, No Signature

2017-10-13

글 곽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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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히드 잘릴반드 | 이란 | 2017년 | 104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 13 L9 14:00
OCT 14 M5 20:30
OCT 17 M3 11:00
OCT 18 L7 10:00

법의학자 나리만은 밤길에 차를 몰다 일가족이 탄 오토바이와 부딪힌다. 다행히 아무도 큰 부상을 입지 않아 사고는 빠르게 정리된다. 그런데 다음날,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소년의 시신이 부검소에 들어온다. 부검 결과 사인은 식중독으로 밝혀지지만, 나리만은 자신이 낸 사고가 소년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공장 직원에게 속아 아들에게 상한 닭을 먹인 소년의 아버지의 좌절과, 부검 결과를 거듭 의심하며 자신의 실수를 증명하려는 나리만의 사연이 교차하여 배치된다. 사실 나리만에게는 충분한 알리바이가 있다.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도 소년은 식중독으로 죽었을 것이며, 그의 부모는 사고 직후 병원에 가라는 권고를 무시하고 집으로 향했다. 그럼에도 나리만이 곤경을 감수하는 쪽을 택하는 데 영화의 의미가 있다. 나리만이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그가 법적 책임보다 양심의 가책을 더 무겁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누구의 잘못도 쉽게 물을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한 상황을 통해 나리만의 선택이 지니는 무게를 부각한다. 동시에 부모가 자신의 아들을 죽이게 되는 가난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온정적인 시선을 견지한다. 병원비로 오랜만에 저녁 식사를 하고자 했다는 그들의 말에서, 또 상한 닭을 속여서 판매한 공장에 항의했다가 되레 누명을 쓰고 마는 소년의 아버지에게서 빈부격차의 그늘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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