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 choice] 원더스트럭 Wonderstruck

2017-10-18

글 이주현

WonderStruck

토드 헤인즈 | 미국 | 2017년 | 117분 | 월드 시네마
OCT 18 BH 20:30

<벨벳 골드마인>(1998), <아임 낫 데어>(2008), <캐롤>(2016)의 토드 헤인즈 감독이 전작들과 달리 <원더스트럭>에선 아이들이 주인공인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더스트럭>에서도 사랑과 정체성에 대한 탐구는 계속되지만 어디까지나 이 작품은 아이들의 성장담을 기반으로 한다. 영화는 1920년대와 1970년대, 두 시간대의 이야기를 나란히 들려준다. 1977년의 이야기는 소년 벤(오크스 페글리)의 여정을 따라간다. 유일한 가족 엄마(미셸 윌리엄스)가 세상을 뜬 뒤 벤은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아빠에 관한 단서를 발견한다. 무슨 징조인지 그날 밤 천둥소리에 의해 청력을 잃은 벤은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아빠를 만나기 위해 홀로 뉴욕행을 감행한다. 한편 1927년을 살아가는 로즈(밀리센트 시먼즈)는 유명 배우인 엄마(줄리언 무어)를 만나기 위해 홀로 집을 떠나 뉴욕으로 향한다. 로즈는 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소녀다. 이처럼 50년의 시차를 두고 벌어지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는 뉴욕이라는 도시, 그중에서도 미국 자연사박물관이라는 공간을 공유하며 접점을 만들어 나간다.

소년과 소녀의 관계가 밝혀지기까지, 관객은 마치 개별적인 두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흑백 무성영화처럼 표현된 1920년대의 이야기와 색감도 사운드도 화려해진 1970년대의 이야기는 사실상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을 이룬다. 두 인물의 교집합을 찾아내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도 흥미롭지만, 흑백 무성영화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컬러 유성영화의 활기찬 기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원더스트럭>만의 매력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소년과 소녀가 주인공인 만큼 영화는 선곡과 사운드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데이비드 보위의 <Space Oddity>나 스위트의 <Fox on the Run>과 같은 삽입곡은 물론 카터 버웰의 스코어가 귀를 호강시킨다. 영화의 원작은 <위고 카브레>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 브라이언 셀즈닉의 동명의 책이다. 브라이언 셀즈닉은 <원더스트럭>의 시나리오 집필에도 참여했다. 줄리언 무어의 1인2역은 물론, 실제 청각장애 배우인 아역 밀리센트 시먼즈를 비롯한 아역배우들의 생기 넘치는 연기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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