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뷰티풀 데이즈> 이나영-내게 딱 어울리는 것!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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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는 이나영이 6년이란 공백을 깨고 선택한 영화다. 탈북여성에 다 큰 아들을 둔 엄마 역할. 작품에 대한 혹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으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작품이다. 고정된 이미지에 갇히길 거부하며 늘 과감한 선택을 해온 이나영은 <뷰티풀 데이즈>에서도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다. 빨갛게 머리를 염색하고 빨간색 가죽 코트를 입고 아들에게 된장찌개를 끓여주는 ‘엄마’ 이나영의 잔상은 꽤 깊다.

 

-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로 부산을 찾는다.

= 공식 초청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국제영화 제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개막작 배우로 참석한다는 게 뿌듯하다. 긴장은 되 지만 한국배우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 <하울링>(2012) 이후 6년만의 복귀작이다. 꽤 오랜 시간 작품 활동을 쉬었다.

개인적 삶 때문에 영화를 잊었던 적은 없다. 다만 <하울링> 이후 어떤 작품으로 찾아뵈면 좋을까, 내가 잘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걸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걸 자신 있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커지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공백기가 길어졌다.

- <뷰티풀 데이즈>의 어떤 점에 매료돼 출연을 결심했나.

= 많은 사건과 복잡한 내용이 담긴 시나리오였지만, 장황하지 않고 오히려 단순하게 표현된 이야기가 좋았다. 그 단순함에서 오는 깊은 감정이 있었다. 그리고 예전부터 시골의 정서나 순박하고 편안한 느낌을 좋아했다. 영화에서 파마를 하고 나오는데 컬을 더 강하게 할 걸 그랬나 하는 미련도 남는다. (웃음) 또 감독님이 어떤 분이기에 이런 이야기를 썼나 싶어서 전작 다큐멘터리 <마담B>(2016)도 찾아봤는데,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한 감독님이란 생각이 들었다. 탈북자 이야기를 단순히 소재로만 삼지 않을 분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감독님만 믿고 따라가면 되겠구나,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싶더라. 이건 뭐 안 할 수가 없는 작품이었다. (웃음)

- 저예산 영화, 신인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 탈북자 여성이라는 센 캐릭터까지, 무엇 하나 쉬운 조건은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작품 선택을 보면 매번 쉽지 않은 길을 자처해서 걸어가는 느낌이 있다

= 개인적으로는 도전이다, 새로운 선택이다, 그런 말들이 낯설다. 그때그때의 감정과 생각을 바탕으로,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는 것뿐이다. 더 다양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좋아한다. 더불어 감독님이 보여준 전작과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에 어려움은 없었다.

- 내게 어울리는 것,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중 <뷰티풀 데이즈>는 어떤 작품이었나. 

= 나한테 어울리는 것! 딱 어울리는 것 같은데. (웃음) 작품을 선택할 때 매번 이 이미지가 나와 잘 맞을까,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야기와 캐릭터에 설득됐다면, 온전히 그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할 뿐이다. 만약 관객이 캐릭터에 몰입이 되지 않았다면 그건 내 연기의 탓이지 내 이미지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이미지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좀더 과감한 작품 선택을 하는 걸 수도 있겠다. 

=그럴 수도 있는데, 사실 과감한 선택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남들이 보기엔 도회적인 이미지니 뭐니 하면서 ‘왜 갑자기 변신하려 그러나’ 싶겠지만 나는 늘 이런 작품을 하고 싶었다. 의외로 식성과 취향도 아저씨스럽다. 스테이크 먹으면 라면 하나 먹어야 되고. (웃음)

- <뷰티풀 데이즈>에선 연기적으로도 도전할 요소가 많았다. 예를 들면 북한말이라든지. 

= 작품에서 사투리 연기를 처음 해본다. 일종의 언어 하나를 새롭게 숙지해야 하는 셈이라, 촬영 전에 언어를 배우는 것도 큰 과제였다. 북한말과 중국말의 경우 언어를 지도해주는 선생님이 따로 계셔서 열심히 배웠다. 또 엄마의 룩을 표현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탈북여성처럼 보이게 ‘애썼다’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디테일을 잡는 데 노력했다. 물론 엄마 캐릭터가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 그 감정의 무게감을 생각하며 연기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고.

- 그동안 결혼과 출산을 했다.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 좀더 삶이 안정된 것 같다. 심적으로도 안정이 됐고,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 (웃음)

- 앞으로는 작품을 통해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건가. 

= 쉬려고 쉰 게 아닌데 본의 아니게 오래 쉬어버려 죄송한 마음이 든다. <뷰티풀 데이즈>처럼 정말 욕심이 나는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작품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

 

글 이주현·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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