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이용관 이사장 – “재도약하려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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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이용관 이사장은 분주했다.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비 태세를 철저히 갖추었고, 부산에 막 도착해 이사장 사무실을 찾은 해외 게스트들을 반갑게 맞았으며, 저녁에는 남포동에서 열리는 영화제 전야제에 참석해야 한다. 또, 개막식에 참석하는 게스트 이름이 적힌 포스트잇이 한쪽 벽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는데 그는 포스트잇 자리를 바꿔가며 떼었다 붙였다 했다. 올해 영화제는 그가 부산국제영화제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치루는 영화제이자 이사장으로서 조직을 이끄는 첫 행사다. 이용관 이사장은 올해 영화제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영화제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미래를 위해 더욱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 태풍 콩레이가 북상하고 있는데.

=주말에 태풍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고 해서 태풍에 대비하는데 정신 없다. 해운대에서 치러지는 비프빌리지 행사를 센텀 으로 옮겨오기로 해서 해변에 설치한 구조물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 올해 영화제를 화합, 정상화,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얘기한 바 있다.

= 화합과 단합 그리고 일사불란이 중요한 게, 영화제가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조직 내외적으로 그것을 극복해야 하고, 어떻 게 하면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 집행위원장일 때와 업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것 같다.

= 의외로 일이 많더라. 집행위원장일 때는 영화제를 잘 계획하고 준비해 무사히 치르는 게 목표였다. 지금은 주위의 환경, 영화제 울타리도 유심히 살펴야 하고 대외적인 정무도 챙겨야 한다. 집행위원회가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지금은 이사회 중심의 영화제가 되었다. 가능한 한 빨리 기존의 집행위원 중심으로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 영화제가 끝나면 이와 관련한 정관 개정을 준비하려고 한다.

- 영화제 조직을 재정비하는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영화제 개막이 임박해 잠시 보류한 상태다. 또, 부산시와 얘기가 잘되고 있는 건 영화의 전당과 부산영화제의 통합 문제인데 매듭을 잘 지어서 올해 안에 그것과 관련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 앞으로 영화제가 블록체인 구조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블록체인을 지난 9년 동안 정치적, 경제적 외압에서 영화제가 자유로울 수 없었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는 건가.

= 내가 생각하는 블록체인은 크게 두 가지 개념이다. 하나는 관객, 영화 업계 플레이어 등 영화제를 찾는 사람들이 친밀하게 소통하려면 상호 존중이 필요한데 블록체인이 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본다. 또 하나는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문제다. 영화제는 지난 1년 동안 모은 영화들을 보름 가까이 관객들에게 선보이지 않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보름만 상영할게 아니라 관객, 창작자와 서로 소통하면서 1년 내내 프로그래밍을 해보자는 거다. 그러면 영화와 영화제를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는 마케팅 기능도 확보하고, 나아가 관객, 창작자의 능동적인 영화제 참여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 올해부터 남포동에서 열리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커뮤니티 비프’도 그 배경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보인다.

= 온라인 시대의 오프라인 영화제는 15년 전부터 전세계 모든 영화제의 고민거리였다. 아직도 그 문제에 대한 마땅한 대안을 못 찾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언제까지 프로그래머 몇 명이 1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300여편의 영화를 선정할 것인가. 프로그래머의 역할도 있어야 하지만 블록체인 개념으로 접근하면 관객과 소통하면서 상호작용하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고 본다

- 블록체인 기술을 장착하면 영화제가 과거 라이브러리 또한 저작권을 보호하면서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커뮤니티 비프에 한국영상자료원 고전 영화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팜플렛을 미니 베너 겸 포스터처럼 전시한다. 관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을 통해 팜플렛에 있는 고전영화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하거나 영화의 고유 번호를 입력하 면 스마트폰으로 해당 영화를 온라인으로 곧바로 감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관객끼리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같은 주 제를 공유하기 위해 모인 관객은 새로운 이벤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얘기다.

-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있는데 현재 당신을 가장 괴롭히고 있는 건 뭔가.

= 나 자신. 지난 9년 동안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모두 정신 차려야 한다.

 

글 김성훈·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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