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첫 추억- 윤종빈 감독의 2005년 부산

2006-10-19

나의 대학 졸업 작품이자 첫 장편영화인 <용서받지 못한 자> 마지막 상영이 있던 날, 나는 애써 태연한 듯 행동했지만 사실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다. 이전에 두 번의 상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솔직히 나는 내 영화의 반응이 어떤지 알 방법이 없었다. 누가 감독 앞에서 영화를 욕하겠는가? “영화 잘 봤어요… ” 누구나 감독에게 예의차원에서 날리는 멘트 아닌가… 관계자에겐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보기 싫다고 얘기했지만 사실 겁이 나서 도저히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볼 용기가 없었다. 영화 상영 내내 극장 앞에서 줄담배를 피웠던 기억이 난다. 상영 내내 관객들이 영화를 욕할 것 같았다. 심지어는 줄지어 극장을 뛰쳐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담배를 피다 극장에서 나오는 관객들을 바라보면 혹시 내 영화를 보다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상상도 했다. 별의별 공상을 다 하며 담배를 피고 있는데 한통의 전화가 왔다. 영사사고가 나서 상영이 중지 되었다는 것이다. 놀라 극장으로 뛰어갔다. 5권에서 6권으로 넘어가는 도중에 필름이 끊겼다는 것이다. 약 10분간의 상영 중단… 사람들이 하나둘 극장을 나가기 시작한다. 아 씨X 이걸 어쩌지… 속이 타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 씨X 내가 하는 게 다 그렇지’ 자학하며 상영이 재개 되기만을 기다렸다.

10분 후의 상영 재개…

아 씨X GV 하지 말고 그냥 도망갈까? 영화가 끝나고 무대 앞으로 나오라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아 젠장 기왕 이렇게 된 거 겁먹지 말고 막 나가자!!! 주머니에 손을 넣고 무대 앞으로 거만하게 입장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관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그 웅성거림이 열광적인 환호로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계속되는 관객들의 환호에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관객들은 큰 목소리로 나를 격려해주었고 너도 나도 다가와 정말 영화가 좋다며 칭찬해주었다. 나에겐 너무나 황홀한 순간이었다. 한 시간 삼십 분간의 GV를 무사히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생각을 했다.

“꼭 다시 오고 싶다… 다른 영화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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