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의 추억] 민규동 감독 ··· 그시절, 필름 돌아가던 소리

2018-10-10

민규동 감독

단편 <열일곱>(1997)을 들고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갔을 때. 어떤 단편을 봤다. 일본 여자 고등학생의 아픔을 다룬 아주 진지한 작품이었다. 첫 영화제라서 예산이 부족했던 것일까, 단편은 따로 자막이 나오지 않더라. 대신 어떤 남자가 나타나 변사처럼 동시통역을 해줬다. ‘나는 뚱보다’로 시작하는 모든 대사를 그 남자분이 부산 사투리로 소화했다. “뚱보. 내는 뚱보다!” 그 진지한 작품을 모든 관객이 웃으면서 봤다. (웃음) 남포동에서 <열일곱>을 상영했을 때 기억도 난다. 16mm 영사기를 객석 중앙에 놓고 상영했다. 필름 돌아가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며 영화를 보던 아저씨가 욕을 하며 나갔다. 그분께 맞을까 봐 차마 내가 감독이라는 말도 못 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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