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산주>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 ··· 미화하지 않고 인물 가까이

2018-10-11

<세 얼간이>(2009)의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이 신작 <산주>(2018)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5편의 연출작 모두 인도영화 흥행사를 새로 쓸 정도로 사랑을 받은 인기감독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부산클래식을 통해 데뷔작인 <문나형님, 의대에 가다>(2003)도 함께 선보였는데 신작 <산주>가 <문나 형님, 의대에 가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인도배우 산자이 더트(이하 산자이)의 사건을 그린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각별하다.

<산주>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

- 신작 <산주>는 산자이의 전기영화다. 아직 살아 있는 인물을 다룬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심지어 산자이는 방탕한 생활, 범죄 전력 등 논란을 빚고 있는 인물이다.
= 산자이는 데뷔작 <문나 형님, 의대에 가다>에 출연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그게 영화를 찍은 이유는 아니다. 산자이는 1992년 뭄바이테러 사건 이후 테러리스트로 지목된 후 2016년까지 보석 석방과 재수감을 반복했다. 그와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그의 인생이 곧 드라마라고 느꼈다. 미화의 의도는 결코 없었다. 산자이가 체포된 후 증명된 범죄 사실은 그가 총을 소지했다는 것 하나뿐이다. 그의 집에서 폭발물을 발견했다는 거나 범죄단체에 연루됐다는 사실 모두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뉴스였다. 실제 경찰은 그런 사건을 수사한 적도 없다. 그런 진실을 알리는 한편으론 의심과 증오를 부추기는 언론을 비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 기존 영화에서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인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데 반해 <산주>는 최대한 거리를 두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 이건 픽션이 아니니까. 있는 그대로 사건을 다뤄야 한다는 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강점이자 어려운 점인 것 같다. 솔직히 이제 다시는 전기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 내가 보고 느낀 바를 가능한 건조하게 다루고자 했다. 흥미로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자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런 모순된 반응, 뭄바이의 현실까지 담아내는 게 이 영화의 몫이었다.

- <문나 형님, 의대에 가다>에서는 의료 체계, <세 얼간이>에서는 교육,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2014)에서는 종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다.
= 사회 비판과 풍자가 영화의 목적은 아니다. 내가 이끌리는 건 언제나 캐릭터다. 거기서 출발한 탄탄한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사회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생소한 분야에 관해 이야기 할 땐 오랜 공부가 필요하다. 대개 한 작품을 준비하는 데 최소한 2,3년은 걸리는 것 같다. 차기작 아이디어는 몇가지 있는데 <세 얼간이> 속편도 그중 하나다. 올해 부산에서 데뷔작과 신작이 함께 상영되는 고마운 경험을 통해 적지 않은 영감을 얻었다. 충분히 숙성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지만 나를 위해서라도 부디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글 송경원, 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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