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고 김지석 부집행위원장 기리는 지석영화연구소 출범 및 다큐멘터리 <지석> 제작

2018-10-11

영화제와 시작해 영화제와 함께한 삶

171015_故김지석 프로그래머 추모의 밤 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_이동현 (11)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린 고 김지석 부집해위원장 추모 행사 ‘김지석의 밤’.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이 그의 사진에 입을 맞추고 있다.

고인을 기억하는 여러 방식이 있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많은 국내외 영화인에게 충격을 안긴 고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수속 프로그래머의 삶은 ‘영화제’ 그 자체였다. 영화제에 남은 이들은 그가 살아있었다면 했을 법한 일을 대신 이어가는 것으로 그를 기억하기로 뜻을 모았다. 10월6일 오후5시30분 벡스코 제2전시장 이벤트룸에서 지석영화연구소(가칭)가 출범식을 가졌다. 지석영화연구소는 지난 5월18일 고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1주기에 발족한 김지석기념사업회의 비전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고인이 생전 힘 써왔던 것처럼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과 아시아영화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 예컨대 아시아 영화 백서 등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3월부터 지석영화연구소 설립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이용관 이사장은 “원래는 독립된 법인을 만드는 방향도 생각했지만 지금은 영화의전당 및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안을 만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통합된 조직 안에서 지석영화연구소가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또한 “연구소를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그의 이름을 달아도 되는가 여부였다. 한국은 기관의 이름에 사람 이름을 다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기 위해 과감하게 이름을 차용했다는 점을 고려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연구소 명칭에 대한 의의를 설명했다. 공식 출범을 마친 연구소는 영화제작자 차승재와 김상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 출범식 사회를 맡은 김상화 집행위원장은 부산시가 영화 사업의 거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고인의 말을 빌려 설명했다. “부산시는 개항 이후 영화를 처음 시작한 곳이다. 한국 최초의 영화 제작사 조선 키네마 주식회사가 설립되었으며, 부산영화평론가협회가 한국영화평론가협회보다도 먼저 생겼다. 그런 역사적인 이유로 고인은 부산에서 한국 최초의 국제영화제를 열어야 한다고 믿었다. 평소 그가 어떤 속마음을 갖고 있었는지 다시 한번 이야기하며 그 뜻이 부산에서, 나아가 한국에서 제대로 공유되고 새로운 세대가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생전 고인과 가까운 관계였던 차승재 대표는 “그동안 상업영화에 충실했던 내가 지석영화연구소의 대표를 맡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30년 전부터 고인을 알았다. 어느 날 한국에는 제대로 된 국제영화제가 없기 때문에 영화제를 꼭 만들어야겠다고 하더라. 결국 20대 후반 이후 그의 생은 영화제로 시작해 영화제로 끝났다. 그렇게 자기 뜻을 이어나갔다.”

김영조 감독

<지석>의 연출을 맡은 김영조 감독. 이날 그는 카메라를 들고 단상 위에 올라 출범식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석영화연구소의 첫 번째 사업은 고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삶과 기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지석> 제작이다. 연출은 <가족초상화>(2007) <태백, 잉걸의 땅>(2008), <사냥>(2013), <그럼에도 불구하고>(2015) 등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김영조 감독이 맡는다. <지석>의 제작진은 지난 7월부터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1년 1개월간의 제작 기간을 거친 뒤 2019년 7월에 영화를 완성해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이용관 이사장은 ”다큐멘터리를 시작으로 고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이 꿈꿔왔던 아시아 영화 산업을 아우르는 포럼 및 컨퍼런스 개최, 여러 가지 기록사업,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정책적인 개발을 해나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CJ E&M과 롯데컬처웍스를 비롯한 기업이 이미 후원을 결정했고, 크라우드 펀딩을 포함한 일반 모금도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은 떠났지만, 그의 뜻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여기 있다.

이용관 이사장

이용관 이사장이 지석영화연구소 출범의 의의와 다큐멘터리 <지석> 제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글 임수연·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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