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잃어버린 시간> 송원 감독 ··· 용기를 내 과거와 대면하기

2018-10-12

 송원 감독

송원 감독의 <잃어버린 시간>은 한명의 여자를 동시에 좋아한 청년 네명이 주인공인 영화다. 남자들의 우정과 사랑과 폭력을 애수 띈 어조로 이야기하는 이 영화에는 1980~90년대 홍콩영화의 향수가 짙게 배어 있다. 송원 감독은 젊은 감독들의 발굴에 힘쓰는 중국 시닝퍼스트국제영화제의 공동 창립자로 오랫동안 일해왔다. <잃어버린 시간>은 그가 처음으로 연출한 장편영화다.

- 영화제에서 일하다가 첫 연출 데뷔작이다. <잃어버린 시간>은 어떻게 구상하고 만들게 된 작품인가.
= 2013년에 처음 이 작품을 구상했다. 오랫동안 해오던 영화제 일 외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영화적 언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잃어버린 시간>은 성장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네명의 청춘을 통해 과거를 대면할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과거에 저지른 유무형의 잘못이 깊은 악의로 변하면서 주인공들은 고통 받는다. 하지만 누구도 쉽게 자신의 잘못 혹은 비밀을 말하지 못한다. 과거를 대면하는 일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 소재나 스타일 면에서 과거 1980~90년대 홍콩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 초반에 주인공들이 극장에서 보는 영화는 <영웅본색>(1986)이고, 왕가위의 <아비정전>(1990)에 대한 언급도 짧게 나온다.
= 그 시기를 통과한 아시아 사람으로서 당시 홍콩영화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당시엔 <아비정전>보다 <영웅본색>을 더 재밌게 봤다. 왕가위가 얼마나 대단한 감독인지 그땐 미처 몰랐다. (웃음) 그때의 향수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장면은 영화관에서 주윤발을 흉내 내는 한 남자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롱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성냥개비를 입에 문 남자가 등장하는데, 그 사람이 나다. 내가 직접 연기했다. (웃음) 그때는 누구나 이쑤시개를 하나씩 입에 물고 다녔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또 주인공들의 불량함을 표현하기 위해, 주윤발이 영화에서 보여준 지포 라이터의 가스 불을 입으로 빨아들이는 장면도 흉내내 찍었다. 그런데 검열 과정에서 이 장면이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해서 편집했다.

- 중국 시닝퍼스트국제영화제의 공동 창립자로 그동안 영화제 업무를 주로 해왔다.
= 2007년에 시닝퍼스트국제영화제를 만들었고, 2011년까지 공동 대표를 지냈다. 지금은 영화제의 전략을 짜는 일을 하고 있다. 이번에 직접 영화를 만들면서 알게 된 부분들이 많다. 신인감독들이 영화를 만들면서 부딪히는 가장 큰 문제가 뭔지,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이 뭔지 이제는 알기 때문에, 영화제를 통해서 젊은 감독들에게 여러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글 이주현·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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