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보희와 녹양> 안주영 감독 ··· 성 역할의 유쾌한 반전

2018-10-12

 안주영 감독

“동기들 반응? 영화가 귀엽다더라.” (웃음) 영화를 연출한 안주영 감독의 말처럼, <보희와 녹양>은 올해 부산에 초청된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 영화 5편 중 가장 밝고 착한 작품이다. 하지만 캐릭터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희와 녹양> 역시 절대 가볍지 않은 고민이 녹아 있다. 엄마와 사는 보희(안지호)와 할머니와 사는 녹양(김주아)은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불알친구’인데, 이들의 성 역할이 의도적으로 뒤집혀 있다. 마른 체구에 섬세한 감정을 가진 보희는 흔히 말하는 ‘남성성’에서 벗어난 캐릭터이며, 여자인 녹양 쪽에서 보희를 이끌어줄 때가 많다. “아이들은 기존 성 역할대로 행동하는 것을 강요받는다. 성 역할을 뒤집은 중학생 사이에서는 어떤 시너지가 날까 하는 궁금함이 이야기의
출발이었다.” 영어 단어 ‘보이’를 한국어로 바꿔 ‘보희’라는 이름을 만든 것이나, 보희가 ‘보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하다가 자신의 이름도 괜찮은 것 같다고 받아들이는 인물의 전개도 남성성의 강요를 극복하는 의미를 담은 결과다. 보희가 죽은 줄 알았던 친아빠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녹양과 함께 아빠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여정은, 사건의 해결보다 과정에 의미가 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백수 성욱(서현우)으로 대표되는 어른의 세계를 만난다. “대안 가족의 이미지를 의도한 것은 아니다. 대안 가족 역시 언제든지 와해될 수 있다. 다만 10대 아이들이 외롭지 않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에 대해 그리고 싶었다. 지금 그들의 옆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글 임수연·사진 김희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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