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 CHOICE] 그림자가 사라진 날

2018-10-12

9호프리뷰 〈그림자가 사라진 날〉_1

그림자가 사라진 날 (The Day I Lost My Shadow)

수다드 카아단 | 시리아, 레바논, 프랑스, 카타르 | 2018년 | 91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 12 L6 13:30

2012년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전쟁이 한창인 이곳에 약사 사나와 그의 어린 아들 카릴이 살고 있다. 언제 끊길지 모르는 전기 때문에 세탁기로 빨래를 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조차 이들에게는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다. 아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먹이고 싶었던 사나가 가스를 배급받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일상의 균열은 더욱 커진다. 처음의 계획과 달리 사나는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고 어느 남매와 함께 다른 도시로 향한다. 가스를 얻기 위한 긴 여정에서 사나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흐릿한 전쟁의 풍경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사나는 길을 잃고 찾아간 마을에서 전사자를 위한 무덤을 파고, 홀로 시체를 끌고 먼 길을 걸어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사나는 전쟁의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과 직면한다. 영화는 포탄이 오가는 전쟁터를 비추는 대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이들의 움직임과 절망을 포착하며 비극을 강조한다. 사실적인 접근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림자가 사라진 날>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화다.

전효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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