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ETITION] 선희와 슬기

2018-10-12

Second Life 선희와 슬기

선희와 슬기 (Second Life)

박영주 | 한국 | 2018년 | 70분 | 뉴 커런츠
OCT 12 L3 16:00

외톨이 선희가 거짓말을 시작한 것은 반 친구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였다. 교실에서 투명인간이나 다름없던 선희가 아이돌 그룹의 공연 티켓을 내밀자 친구들은 처음으로 선희의 얼굴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엄마에게 거짓말해서 얻은 돈으로 산 공연 티켓을 친구들에게는 기획사 다니는 사촌오빠에게 얻은 티켓이라며 건넨 것이다. 선희의 악의 없는 거짓말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따돌림당하던 선희는 나쁜 선택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선희의 죄책감을 보여줄 것처럼 보이지만, 이 지점에 이르러 영화는 선희의 두 번째 삶을 다루는 의외의 선택을 한다. 지방 보육원에서 슬기라는 이름으로 정체를 완전히 ‘리셋’한 선희는 이전 삶과는 달리 사랑받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선희와 슬기>는 소망을 실현하는 판타지 영화가 아니다. 그보다 ‘거짓 정체성을 지닌 도피자의 삶’이라는 장르영화에서 흔히 보는 이야기가 십대 소녀의 리얼리즘 세계 속에 재현될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가에 관해 세심히 관찰해 나간다. 다소 단순한 이야기지만 그 끝은 모질고 혹독하다.

강소원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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