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ETITION] 사라지는 날들

2018-10-12

Vanishing Days 사라지는 날들

사라지는 날들 (Vanishing Days)

주신 | 중국 | 2018년 | 93분 | 뉴 커런츠
OCT 12 C7 11:00

유난히 더웠던 여름, 방학을 맞은 리센린은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선풍기 앞에서 작문숙제를 붙잡고 낙서만 하고 있던 날, 기억에도 없는 친척 아주머니가 찾아온다. 낯설지만 다정한 아주머니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남편과 섬으로 갔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리센린의 일상에 작은 균열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사라지는 날들>은 묘한 기운을 지닌 영화다. 영화의 톤은 사실적인데 이야기의 향방은 초현실적이다. 게다가 그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이 가지를 뻗어 가는데 끝내 하나로 수렴되지는 않는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있다’는 느낌, 무언가 자꾸만 사라지고, 죽음의 그림자가 여기저기 출몰한다. 리센린의 소소한 일상(현재)과 친척 아주머니의 이야기(과거)와 문자 텍스트로 제시되는 소녀의 작문(픽션/환상), 이 세 개의 플롯 층위가 뒤섞인 구성 안에 소녀의 어느 여름 환몽기가 어슴푸레하게 떠오른다.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된’ 그해 여름. 한 소녀의 기묘한 성장이 고요한 일상의 표면 아래 음습한 꿈처럼 그려진다.

강소원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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