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광의 여유와 아프리카 음악 <노란 집>

2007-10-08

<노란 집> The Yellow House

아모르 하카르 | 2007년 | 83분 | 35mm | 알제리, 프랑스 | 월드 시네마20:00 | 부산극장3

죽은 아들의 시신을 찾아 길을 떠나는 남자는 말한다. “신이 원하시면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아모르 하카르 감독의 영화 <노란 집>은 무엇보다 삶을 대하는 인물들의 태도가 가슴을 울리는 영화다. 결혼 행렬이 시끄러운 가운데 물루드는 아들 벨케즘이 이틀 전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는 시신을 찾아 바트남 지역으로 향한다. 군사지역을 통과하기 위한 허가를 받고, 경운기 위에는 경광등도 단다. 느리게 움직이는 경운기와 고장난 경운기를 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남자는 조바심 내지 않는다. <노란 집>은 당연히 난황이라 예상했던 여정을 편안히 그리고, 실제로 남자는 아들의 시체를 찾아 나선 길을 이외로 쉽게 끝낸다. 죽음과 전쟁, 현실에서 벌어지는 외부적인 사건들은 이곳의 평화를 깨지 못한다.

하지만 문제는 두 번째다. 아들의 시체를 찾아 나서는 것보다 물루드를 힘들게 하는 건 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부인이다. 물루드는 부인을 위해 강아지를 사고, 텔레비전을 가져온다. 슬픔을 치유하는 색이 노란색이란 말에는 집도 노랗게 칠한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영화는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과 슬픔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의 태도에서 아름다운 마술을 발견한다. 노란색 집과 어울린 풍광의 여유와 고난과 행복을 관조하는 듯한 아프리카 음악은 이들의 슬픔이 정말로 치유되고 있다는 믿음을 안겨준다. 정작 중요한 건 눈 앞에 벌어진 일보다 그 일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라는 걸 <노란 집>은 침착하게 몸으로 직접 보여준다. 직접 물루드로 출연한 아모르 하카르 감독의 연기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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