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최민식 꼭 같이 작업하고 싶다

2007-10-11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부산을 찾았다. 그가 아시안필름마켓에 들른 명목상의 이유는 10월9일 열린 양자경과의 라운드토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나타난 아시아의 형상들’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지만, 한국의 주요 감독과 프로듀서들과 잇달아 만남을 가진 것으로 미뤄볼 때 이보다는 심오한 이유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일본영화 <링>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그에게서 아시아영화와 한국영화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 아시안필름마켓 쪽에 먼저 참석의사를 밝혔다고 들었다.

□ 몇몇 감독과 프로듀서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년 부산영화제에 참여했던 내 에이전트가 여기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사실 그건 두 번째 이유다. 내가 이곳을 찾은 첫 번째 이유는 한국영화의 팬으로서 한국영화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무엇이 있길래 이처럼 강력한 영화가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 캐스팅해서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나.

□ 안 그래도 수첩에 이름을 적고 다닌다. (수첩을 보면서) <괴물>에 나왔던 송강호를 좋아한다. 그는 대단한 연기를 펼쳤다. 영화를 보면서 그에게 공감이 됐다. 그리고 최민식. <올드보이>에서 정말 특별한 연기를 보였다. 두 사람 모두 계속 지켜봐야할 배우들인데, 언제가 꼭 같이 작업하고 싶다.

■ 여자배우는 없는지.

□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그 영화 제목이 뭐더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 나오던…. (기자들이 ‘임수정’이라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 이재한 감독의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 나왔던…. (이번에도 기자들이 ‘손예진’이라고 말해줌)

■ 송강호나 최민식은 아직 해외시장에서는 덜 알려져 있는 배우인데 리스크가 있지 않을까.

□ 물론 대작의 경우는 대스타가 등장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조연은 필요하다. <캐리비안의 해적>을 위해서는 런던을 뒤졌다. 그리고 큰 영화에는 큰 스타를 필요로 하지만, 여러가지 경우가 있다. 관객은 영화 속 배우가 누구인지 모를 수 있지만, 연기와 캐릭터만큼은 알아본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훌륭한 연기력이 있는 배우들이니) 그런 리스크는 기꺼이 떠안겠다.

■ 구상중인 아시아 프로젝트가 있나.

□ 어쩌면…. 사실, 아직 머릿 속에 구체적인 생각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이 여행동안 여러 사람을 계속 만나면서 가능성이 넓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시아 영화인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일은 언젠가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 봉준호, 박찬욱 감독도 만났다고 들었다.

□ 불행히도 박찬욱 감독은 약속이 어긋나서 못 만났다. 봉준호 감독과는 여기 도착하기 전 서울에서 만났는데, 한국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한국영화의 힘은 봉 감독처럼 재능있는 연출자와 투자자, 프로듀서 사이의 큰 신뢰에서 발생하는 것 같더라. 사실, 할리우드는 영화의 소재라는 면에서 ‘남획’을 해왔다. 영화의 소재가 될 자원의 관리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한국은 프로듀서가 감독과 작가로 하여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도록 독려하고 지원하는 듯하다. 봉 감독과는 미국으로 가기 전 서울에서 다시 한번 만나기로 했다.

■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 현재 비디오 게임 컨셉의 시나리오를 개발중이다. 그리고 젊은 감독들이 만들 영화 몇편의 프로듀싱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이지 <링> 이후 지금까지 7년동안 매일같이 영화만 만들었다. 긴장 넘치는 나날이었다. 이제는 그 긴장을 좀 풀고 싶다. 게다가 할리우드가 파업까지 앞두고 있으니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캐리비안의 해적> 4편에 관해서는 조니 뎁, 제리 브룩하이머와 이야기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론 다른 것을 하고 싶다. 뭐 단정짓고 싶지는 않지만, 이 영화와 내가 너무 가까워진 것 같다. 하여간 아직 4편에 관해서는 계획이 없다. 시나리오도 안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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