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etition] 깨끗한 물속의 칼 Knife in the Clear Water

2016-10-07

글 허남웅

깨끗한 물속의 칼 Knife in the Clear Water

6-2

왕수에보 | 중국 | 2016년 | 93분 | 뉴커런츠
OCT 07 B1 13:30 OCT 11 C6 19:00 OCT 13 MM 13:00

중국 산골 마을에서 장례식이 열린다. 노인의 아내가 별세했다. 후이족의 전통에 따라 장례식 후 40일째 되는 날 정화의식을 치러야 한다. 아들은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를 위해 소를 잡아 음식을 준비하자고 한다. 노인은 아들의 의견에 선뜻 응하지 못한다. 애지중지하는 소를 도축하자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침 소가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는지 곡기를 끊는다. 이에 노인은 소가 죽을 때가 되면 물속의 칼을 본다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노인에게 소는 가족이자 신성한 존재다. 아들에게 분명한 의사를 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를 지키고자 하는 노인의 고집스러운 태도는 화면 구성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깨끗한 물속의 칼>을 연출한 왕수에보 감독은 화가 밀레가 ‘이삭 줍는 사람들’을 그리듯, 렘브란트가 빛과 그림자를 대비시키듯 엄격하고 성스러운 태도로 소를 향한 노인의 마음을 형상화한다. 그에 따라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는 정해진 운명처럼 소의 죽음을 예고한다. 그 앞에서 노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갈등하고 동요하는 감정의 흔들림, 그리고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영화는 ‘물속의 칼’처럼 삶과 죽음을 모두 품은 운명 앞에 선 인간을 존엄하고 숭고한 존재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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