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영화를 사랑한 소설가

2012-10-13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문학인은 많지만 이 사람 정도의 식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는 로베르 브레송이 세상에 내놓은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책 <시네마토그래프에 대한 단상>의 서문을 작성한 사람이며 칸영화제의 요청을 받아 들여 영화사의 갖가지 작품과 감독을 산책하는 유려한 에세이 <발라시네>를 내놓은 사람이다. 국내에도 출간된 <발라시네>의 마지막 챕터에는 “영화는 미래에 한국의 것이 될 것인가”하는 질문과 함께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박찬욱, 이창동, 이정향과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현존하는 프랑스의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인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다.

올해 르 클레지오는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 부산을 찾았다. “프로그래머 이수원씨의 요청이 몇 년 전부터 있었다. 감독들이 상업적으로 미학적으로 훌륭한 재능을 가진 것에 놀랐다. 그리고 다들 젊어서 더 놀랐다. 내 경우에는 젊었을 때 <시네마 리뷰>라는 잡지를 만들기도 했고 하루에 다섯 편씩 영화를 보는 날도 있었다. 브레송 책에 서문을 썼던 건 그와의 인연 때문이다. 내 프로젝트를 영화화하고 싶다고 해서 같이 일할뻔 했다.” 젊은 감독들의 영화를 보고 나서 떠오른 자신의 나날들, 영화와 함께 보낸 나날들을 르 클레지오는 들려주었다. “지금은 학생들에게 공부삼아 <400번의 구타> 같은 영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자크 타티의 영화들을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그에게 영화는 문학만큼 영원한 동반자인 듯싶다. 그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화 인생을 들려주는 특별 강연자로도 나선 건 그런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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