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 choice] 투 데이즈 원 나잇

2014-10-10

1 (13)

투 데이즈 원 나잇

투 데이즈 원 나잇
Two Days, One Night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벨기에 | 2014년 | 95분 | 월드 시네마
OCT 10 C6 19:30

1박2일. 해고될 위기에 처한 산드라(마리옹 코티아르)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이틀뿐이다. <투 데이즈 원 나잇>은 1000유로의 보너스를 받기 위해 인원 감축에 동의한 동료들을 찾아 나선 산드라의 어느 주말을 조명한다. 우울증 때문에 일을 잠시 쉬었던 그녀는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 산드라가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그녀와 가장 친했던 동료는 사장을 설득해 직원들의 투표로 산드라의 해고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다.
동료를 선택할 것인가, 보너스를 선택할 것인가. 이 가혹한 질문으로부터 영화의 어떤 등장인물도 자유롭지 못하다. 생존의 문제에 직면한 위기의 인물을 응시하는 건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투 데이즈 원 나잇>은 여기에 반복의 미학을 덧입힌다. 산드라는 16명의 동료들에게 같은 부탁을 하고, 매 순간 다양한 수락과 거절의 말을 듣는데 이러한 선택들이 모이고 쌓여 더 큰 영화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이 이 작품에는 존재한다.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 수없이 마음을 다잡는 여자의 모습. 그 얼굴로부터 다르덴 형제는 절망과 수치심, 작은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글 장영엽

1 (2)

마이 페어 웨딩

마이 페어 웨딩
My Fair Wedding
장희선 | 한국 | 2014년 | 94분 |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OCT 10 C3 13:00

“결혼을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은 다르다.” 누구에게나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편견을 뛰어넘는 어느 부부의 결혼 이야기. 장희선 감독의 <마이 페어 웨딩>은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가 공개결혼식을 치르기까지 파란만장한 과정을 그렸다. 톱니바퀴 두 개가 맞물려 돌아가듯 부부가 등장하는 기록영상과 다양한 주변인들의 인터뷰가 번갈아 이야기를 잇는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고민, 오래된 연인 사이를 파고드는 오해,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의 애정 싸움 등 장면마다 박혀있는 일상적 사랑의 파편들은 은근슬쩍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토록 평범한 사랑에 비해 관계를 인정받는 길은 지나칠 만큼 험난하다. 그 과정에서 생긴 흉터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카메라가 응시하는 것은 마냥 불행한 동성애자의 눈물이 아니다. 여느 커플처럼 유쾌한 신혼부부의 모습과 더불어 두 사람의 지지자들이 꾸민 결혼식 축하 무대가 입가에 훈훈한 미소를 짓게 한다. 행복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조각내려는 규범의 칼날에는 성소수자들이 견고한 연대로 맞선다. 제도와 관습, 그 경계에 도사린 폭력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작품. 글 김효정

1 (3)

갱스터의 월급날

갱스터의 월급날
Gangster Pay Day
리포청 | 홍콩, 중국 | 2014년 | 97분 | 폐막작
OCT 11 BT 18:00

전성기를 약간 지나기는 했어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전설로 통하는 갱스터 카이(황추생). 그는 큰 욕심이 없다. 자신이 관리하는 사우나와 가라오케 정도로 만족하고 산다. 아끼는 부하 룽(황우남)이 언제나 그의 곁에 있다. 어느 날 그들에게 운명의 여인이 나타난다. 작은 찻집을 운영하는 당당하면서도 귀여운 여인 메이(채탁연). 카이는 어머님의 장례식을 마치고 우울한 기분으로 귀가하던 중 우연히 메이의 가게에 들르게 되고 메이의 솔직하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카이와 메이 사이에는 너무 많은 나이 차, 서로 다른 삶의 세계 등이 놓여 있지만 메이에 대한 카이의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간다. 한편 카이를 위협하는 세력의 우두머리 빌이 메이의 가게를 처분하려 하자 카이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나선다. <갱스터의 월급날>은 우리가 무수히 보아 왔던 홍콩 필름 누아르의 장르 안에 있다. 하지만 뜯어보면 우리가 또한 잘 아는 이야기 ‘키다리 아저씨’의 버전이기도 하다. 홍콩 필름 누아르와 홍콩 로맨스물의 사이쯤 될 것이다. 황추생의 예의 그 멋진 연기가 영화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리포청의 세 번째 장편이며 올해 영화제의 폐막작이다. 글 정한석

1 (6)

디어리스트

디어리스트
Dearest
진가신 | 홍콩, 중국 | 2014년 | 130분 | 아시아 영화의 창
OCT 10 L5 11:00

이혼한 부부 티안웬준과 루샤오주안은 며칠씩 번갈아가며 아들 펭펭을 돌본다. 루샤오주안이 티안웬준에게 펭펭을 맡기고 간 날, 가게에 말썽이 일어나 잠시 펭펭에게서 눈을 뗀 사이 펭펭은 사라진다. 3년 뒤, 부부는 어느 시골에서 펭펭을 찾아내지만 펭펭은 이미 자기를 키워준 리홍신을 어머니로 알고 있다. 문제는 리홍신이 펭펭을 죽은 남편이 전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인 줄 안다는 것이다. 내막을 알게 된 리홍신은 펭펭과 같이 키우던 다른 아이 지팡의 친권만은 지키려 한다. 루샤오주안은 진짜 집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펭펭을 위해 남매로 지내던 지팡까지 키우기로 하고 리홍신과 지팡의 친권을 놓고 다투게 된다. 하지만 지팡을 키워온 리홍신과 지팡을 키울 만한 능력을 갖춘 루샤오주안 모두 불합리한 법체계 안에서는 지팡의 어머니가 될 수 없다. 엉성한 사법 제도와 공무원들의 무성의한 태도 아래서 개인의 절절한 사연은 무시되기 일쑤다. 3년 만에 배우로 복귀하는 자오웨이의 연기는 고발적 성격을 띤 실화 바탕 영화에 풍부한 드라마를 불어넣는 데 성공한다. 황보, 통다웨이, 하오레이, 장역도 모두 제 역할을 하며 눈길을 끈다. 글 윤혜지

1 (7)

사라예보의 다리들

사라예보의 다리들
Bridges of Sarajevo
장 뤽 고다르 외 12명 | 프랑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포르투갈 | 2014년 | 114분 | 월드 시네마
OCT 10 B2 10:00

1914년 세르비아계 보스니아인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를 암살하면서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지가 된 곳, 혹은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으로 피의 역사를 다시 써야만 했던 그곳, 사라예보. 국적과 성별, 나이는 다르지만 현대의 유럽을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서의 감독 13명이 모여 사라예보를 주제로 옴니버스 영화를 만든 결과가 바로 <사라예보의 다리들>이다. 최고 연장자인 스위스의 장 뤽 고다르부터 이탈리아의 빈첸초 마라, 우크라이나의 세르게이 로즈니차, 루마니아의 크리스티 푸이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아이다 베직 등이다. 불가리아의 감독 카멘 칼레프의 작품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칼레프는 세계대전 직전,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의 그 밤을 상상한다. 고다르는 자신의 단편 <사라예보를 기억하세요>, 장편 <아워 뮤직>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을 따라 역사의 푸티지들을 음악적으로 조합해내고 크리스티 푸이유는 어느 노부부의 역사에 관한 블랙 유머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13명의 감독을 조율해 온 이 영화의 기획자이자 프랑스의 저명한 평론가인 장 미쉘 프로동은 발칸 반도의 역사에 관하여 “이 영화들이 서로 대화하고 응하고 대조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글 정한석

1 (5)

더 원더스

더 원더스
The Wonders
알리체 로바허 |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 2014년 | 111분 | 월드 시네마
OCT 11 B2 10:00

이탈리아의 시골마을에 재래식 양봉업을 하며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아버지, 어머니, 10대 소녀이자 주인공인 젤소미나, 두 어린 여동생들이 가족 구성원이다. 이 가족에게 두 가지 격변의 바람이 불어온다. 첫 번째는 10대 소년 마틴이다. 소년 범죄자 교화를 위한 위탁사업으로 젤소미나의 집안에 맡겨진 마틴.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그는 위협적이지 않거니와 양봉업에 큰 몫의 조력자가 된다. 게다가 순수하고 착하다. 젤소미나와 마틴은 점점 가까워진다. 두 번째는 젤소미나의 마을을 찾은 한 방송 프로그램이다. 전통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가정들을 찾아 방송에 출연시키고 우승자에게 상금을 수여하는 일종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우여곡절 끝에 젤소미나의 가족도 출연자가 된다. 이탈리아의 젊은 감독 알리체 로바허는 두 번째 장편인 <더 원더스>로 2014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며 단숨에 세계 영화계 화제의 인물이 됐다. <더 원더스>는 다큐멘터리적 감수성과 리얼리즘적 카메라 워킹과 연기 그리고 때때로 강력한 환상적 표현성들이 두루 섞인 어느 ‘장녀’의 성장영화다. 알리체 로바허는 자신과 같은 “장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글 정한석

1 (11)>

은빛 수면, 시리아의 자화상

은빛 수면, 시리아의 자화상
Silvered Water, Syria Self-Portrait
오사마 모하메드, 위함 시마브 베디르산 | 시리아, 프랑스 | 2014년 | 92분 |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OCT 10 C2 10:00

영화의 첫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폐허가 된 건물 모퉁이에 놓인 수도꼭지에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마치 울 힘조차 없는 가냘픈 누군가가 울고 있는 것처럼. 그리고 첫 자막이 등장한다. “이것은 1001명의 시리아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내가 찍은, 1001개의 이미지들로 만들어진 영화다.” 연이어 고문 받는 소년의 이미지가 등장한다. 정권을 비판하는 낙서를 했다는 명목으로 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한 소년의 이야기도 나온다. <은빛 수면, 시리아의 자화상>은 시리아 내전이 벌어지는 동안 휴대전화와 카메라로 찍힌 각종 이미지들을 모아 편집하여 만든 영화다. 프랑스로 망명한 감독은 자신이 찍은 몇 개의 이미지를 겨우 더할 뿐이다. 이미지들은 대개 참혹하기 그지없다. 고문당하는 소년, 시체가 된 소녀, 짓밟히고 끌려가는 남자와 여자, 폐허가 된 건물, 비쩍 마르거나 불타서 화상을 입은 고양이와 개. 이 이미지들이 흐르는 가운데 쿠르드족 이름으로 “은빛 수면”이라는 뜻을 지닌 여성 감독 위함 시마브 베디르산과 망명객 오사마 모하메드 이렇게 두 명의 화자가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설정이다. 이미지는 온통 참혹한데도 구성의 리듬은 참혹에 관한 뛰어난 영상 에세이 혹은 시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유려하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글 정한석

1 (12)

쿠프

쿠프
Mold
알리 아이딘 | 터키, 독일 | 2012년 | 93분 | 터키 특별전
OCT 10 M4 11:00

터키의 한 변경 지역에서 철로를 관리하는 일을 하며 홀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바스리라는 한 초로의 남자가 있다. 그는 18년 전 대학교 3학년 때 시위를 하다가 체포된 후 실종된 아들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아니 단지 기다리고 있다기보다는, 18년 동안 거의 매일같이 당국에 아들을 찾아달라는 청원서를 보내면서, 그만의 방식으로 길고 외로운 싸움을 해오고 있다(한때 그는 그런 행위 때문에 경찰에 구금되어 고초를 겪기도 했다). 영화는 이 남자의 일상(경찰서에 불려가 심문 받는 모습, 묵묵히 일하는 모습 등)을 다소 거리를 두고 쫓아가며 차곡차곡 쌓아나가는데, 그 담담해 보이는 축적의 결과는 마지막에 이르러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특히 바스리가 18년 만에 아들의 죽음/주검을 확인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마지막 시퀀스는, 놀라울 정도의 거리를 둔 현실 묘사를 통해서, 그가 짊어지고 있는 운명적이고 정치적인 비극성을 한층 더 날카롭고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알리 아이딘은 자신의 첫 장편 데뷔작인 이 영화를 통해서 2012년 베니스영화제 미래사자상을 수상한 터키의 신예 감독이다. 글 변성찬 영화평론가

1 (10)

수춘도

수춘도
Brotherhood of Blades
루양 | 중국 | 2014년 | 111분 | 오픈 시네마
OCT 10 C7 17:00

1620년대 명나라 말기. 황제가 이끄는 금의위의 세 장수 루어젠싱, 선렌, 진이촨은 형제와 다름없는 돈독한 우애를 자랑한다. 특히 선렌은 능력도 출중하고 부하들에 대한 애정도 각별해 아래위로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느날 황제가 세 장수에게 일선에서 물러나 권력을 쥐고 있는 늙은 환관 웨이를 잡아오라는 명을 내린다. 하나 그 와중에 사고가 벌어지고, 세 장수는 웨이로 추정되는 불탄 시신을 황제에게 바친다. 웨이가 사라지자 권력을 잡게된 웨이의 양아들 짜오징충은 무엇을 감추려는지 금의위 세 장수를 죽이려 한다. 루어젠싱과 진이촨이 비참한 죽음을 맞고, 선렌만이 간신히 도망쳐 복수를 결심한다. 전통적인 서사의 무협 멜로드라마지만 <수춘도>는 눈물과 피를 최대한 절제한다. 이전의 중국 액션영화에서 자주 보이던 과한 몸놀림을 대신해 간결하고 사실적인 격투가 주를 이루며 슬로모션과 클로즈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현대적인 액션이 돋보인다. 액션에 흥미를 둔 관객이라면 간결한 액션과 다양한 무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상당할 것이며, 정통 멜로드라마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장첸과 류시시의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장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장면들이 백미다. 글 윤혜지

1 (1)

후쿠시마에서 부르는 자장가

후쿠시마에서 부르는 자장가
A Lullaby Under the Nuclear Sky
카나 토모코 | 일본 | 2014년 | 69분 |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경쟁
OCT 10 C3 10:00

일본의 다큐멘터리 감독 카나 토모코는 대지진 직후 남편과 함께 후쿠시마를 찾아간다. 감독 부부가 원전 근방까지 진입한 날 7도의 강진이 다시 발생한다. 전기가 끊기고 여진이 이어지는 동안 대피방송이 계속된다. 설상가상으로 원전의 냉각장치가 붕괴되었다는 뉴스까지 전해진다. 감독은 침착함을 잃고 밤새 잠에 들지 못 한다. 열흘 뒤 감독은 자신이 임신 중인 채 후쿠시마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감독의 예기치 못한 임신 소식을 기점으로 <후쿠시마에서 부르는 자장가>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진다. 이전까지 후쿠시마에서 구조된 사람들을 인터뷰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면, 이때부터 감독은 아무도 인터뷰 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동시에 눈앞에 펼쳐진 황폐한 후쿠시마의 풍경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에 대한 공포와 불안으로 다큐멘터리의 초점이 옮겨진다. 뱃속의 아이와 후쿠시마에 두고 온 사람들, 양쪽 모두에게 죄책감을 느낀다는 감독의 자기고백적인 내레이션이 흐를 때 관찰자와 사고희생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글 박소미

Tags: , , , , , , , , , , , ,


About the Author



Back to Top ↑